임신준비/1

[끝나지 않은 유산..] 계류유산, 소파수술 후.. 잔류태반?

O, Bom 2021. 1. 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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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끝난 직후

-

마취의 영향인지

통증은 전혀 없었다.

 

다행히

수술 후 통증이 컸다는

사람들과는 달리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전혀 없었다.

 

없을 줄 알았다ㅎ;

 

수술 후 4일 뒤부터

허리를 시작으로

통증이 시작되었다.

 

생리통 심할 때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침대 위에서 뒤척였다.

 

처방해주신 약을 먹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다.

 

추가로 진통제를 먹진 않았다.

이미 먹고 있는 약들이 있으니

과한 복용이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렇게 며칠 통증이 이었다.

3일?을 앓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생리통 있을 때 먹던 진통제를 먹었다.

 

신기하게 통증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통증이 좀 덜해지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기도 했었다.

 

진작 챙겨 먹을 것을..

추가로 챙겨 먹었어도 되었다.

(나중에 문의 결과 ;)

 

그렇게 수술 후 일주일을 보내고

넣어 놓았던 거즈를 빼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거즈를 빼고

소독을 한 번 더 했다.

 

불편했다.

얼굴과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한껏 찌푸려졌다.

 

그 정도였다.

 

미친 듯이 아프거나

미친 듯이 불편한 정돈 아니었다.

 

다행히 자궁경부 입구? 피는 잘 멈추었으나

아직 자궁 안에 노폐물이 남아있어

추가 약 처방을 해주셨다.

 

통증이 있을 수 있으니

진통제와 함께

-

약국에서 약 구입

싸이토텍정이었다.

 

소파수술 전 먹었던,

계류유산으로

약물 배출을 시 처방되는 약이었다.

 

이 약은 위. 십이지장궤양 등에 관련된 약으로서

부작용인 자궁 수축을 위해 사용되는듯했다.

 

식후 30분 뒤 섭취

 

싸이토텍을 먹으면

뭘 먹어도

허한 느낌이 들었다.

 

먹어도 먹어도..

 

그리고 한 번씩

위가 꽉- 쪼여지는 느낌이 들었다.

( 자궁이 아니라 위 수축이 있었던 걸까..;; )

 

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몸이라

세세하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그렇게 5일

약을 먹었지만

배란 점액 같은 분비물에

피가 조금씩 섞여 나올 뿐

별다른 배출은 없었고

다행인 건지

통증도 전혀 없었다.

 

이것이 배출 인가 싶었지만

2주 뒤 확인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 확인 결과

배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뭐기에..

 

선생님은

본인이 수술 당시

모두 제거하지 못한 것이 남아 있는 것인지

잔류태반!?

또는

새롭게 생겨난 것들인지

확실치 않다 하셨고

 

회복이 더디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선

다시 소파수술을 할 때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다시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고..!??

청천벽력이다.

 

생리를 시작하면

함께 배출될 수 있으니

생리 유도제를 이야기하신다.

 

하지만..

 

난소낭종, 혹이 있는 사람은

혹을 더 키운다는 말이 많아 두려웠다.

 

선생님은 혹과는 상관없다 하시면서

내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서인지

그럼 그냥 한 달 더 지켜보자 하신다.

 

난 무작정 생리 유도 약을 사용하는 것보다

최소 6주 정도는 기다려보는 것이 어떤가.. 

하는 생각에 망설여졌던 건데...

 

10주 차에 성장이 멈춘 계류유산이라

그만큼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하신다.

(보통 수술 후 두 달 후까지 생리가 없을 수 있다고..)

 

한 달 뒤에도 생리가 없으면

그때 다시 병원에 오라고..

 

한 달 뒤로..

또 밀려난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를 나아갈 것을 생각하던 나와는 달리

내 몸은 아직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한 달의 시간을 갖는 것도

조급했던 나인데..

 

다시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고 하니

좌절감이 밀려왔다.

 

하..

 

그 와중에 혹시나 싶어 궁금했던

지금 혹이

난관 수종은 아닌지에 대해

3년 전 나팔관 조영술 당시 촬영 CD를 들고 가

문의도 했다.

 

당시 나팔관 조영술을 했던 병원에서

난임 병원에서 말씀하시던 혹의 위치의 반대편에

5cm 정도의 혹 같은 게 보인다고 하셨었던 것이 생각나서였다.

 

선생님은 초음파상으론 난관 수종은 아닌듯하고

그 난관 수종이 현재는 혹이 됐을 수도 있는 거라 하셨다.

 

그리고

갑작스레

그럼 이왕 회복기간이니

수술로 혹 제거를 말씀하신다.

?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

 

임신 당시

위치적으로 볼 때

전혀 문제가 없다 하셨던 말씀과는 달리

임신이 된 것도 신기할 정도라 말씀하신다..

 

혼란스러웠다.

 

확실한. 명확함으로

정확한 길잡이가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과는 달리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만 주어지는듯한 선택들이

지금까지 나를 버겁고 불안하게 해왔던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난소낭종 혹 수술은

임신을 생각하는 여성들에겐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만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말씀하시니

걱정이 추가되어 배로 늘어난다.

 

그럼 일단 가장 시급한 문제인

자궁 속에 남아있는 노폐물?부터 해결해보자.

 

한 달이란 시간을 그냥 이렇게

자궁 속에 노폐물을 넣고 있는 것이

괜찮은 거냐 물었고

그렇다 하셨다.

 

전에 봤던 계류유산 후기에서

소파수술 후 몸 이상 신호들로

병원을 찾았는데

아직 자궁에 제거되지 않은 노폐물이

뒤늦게 발견되어

다시 소파수술을 진행했던 사례를 보았던 터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걱정되서였다.

 

수술 후 4주가 넘어가고

아직 생리는 오지 않고

배람 점액 같은 분비물에

맑은 피만 섞여 나오는 상황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불안함과 걱정 우울함으로

생활 패턴이 잘 잡히지 않는다.

 

잡아보려 해도

임신.. 수술 전과 달리

낮시간 만보 걷기 운동이 버겁다.

 

그 결과인지

밤잠 이루기가

새벽으로 넘어간다.

 

악순환이다.

 

좌절감

우울감

이런 것들이 더해져

균형 잡기가

더욱 힘든 것 같다.

 

내가 지금 뭘 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했을 때

선생님은 없다고 고개를 저으셨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없이

걱정으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더욱 큰 고통이다.

 

인터넷으로

노폐물 배출. 순환에 관한 음식을 찾아보고

챙겨 먹으려 노력하며

 

그래도 몸을 일으켜

걷고자 하는 것밖에..

 

검색해보면

나와 비슷한 케이스들이 있다.

 

모두 배출이 되지 않은 것을

병원에서 바로 흡입기로 빨아들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다시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도 몇 안되지만 있었다.

 

그러나 나처럼

오랜 시간 마냥 기다렸던 케이스는 없는 것 같다.

 

남편은 다른 병원 다른 선생님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떻겠느냐 이야기했다.

 

현재 내가 병원을 다니면서도

계속 불확실함에 불안해하는 시점에

다른 병원 다른 선생님을 한번 만나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되지만

 

지금의 선생님과

임신과 출산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

알지 못하던 무언가 드러날 거 같음이

 

두렵다.

 

두렵다고 마냥 소극적이게 있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어버렸다.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어 버린 건가 싶게

어느 날 갑자기 40 문턱에 와있다.

 

좋은 일

바라는 일 하나 되지 않고

힘든 일만 쌓이는 것 같아

모두 놓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순간순간. 자주

 

특히 잠 못 이루는 새벽시간

그 부정적인 생각은

더욱 강하게 자리 잡는다.

 

코로나로 인한 힘듦까지 더해져

우울한 무기력함이 더욱 잦게 찾아든다.

 

조울증처럼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지금의 이 심정을 누가 알까..

 

힘내 보려 하다가도

또 금방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그러들기 일수다.

 

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걸까..?

지금에 발 묶여 한 치 앞도 나아가지 못하는

이 현실을

이겨내고 나아가야 하는 것도 내 몫이지

...

 

지금까지 살아보니

 

언제고

슬픔, 고통, 걱정은

항상 함께 하는듯하다.

 

지금까지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고통에 너무 힘들어하고 집중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힘든 일은 언제나 존재할 테니까..

그냥 내 인생에 있을 힘듦 중에 하나구나..

하고 넘기는 것이

남은 생을 살아내는 것에도

지금 현재의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란 것을 알지 않는가.

 

지금을 잘 살아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힘든 순간에도 즐거울 행복한 일도 존재하는 거니까

 

그 행복에 더욱 집중하며

지금의 힘듦을 떨쳐내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해야지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힘듦은 옅어지고

또 다른 힘듦에 힘들어하며

지금의 힘듦은 추억이 되겠지

...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

 

몸의 균형이 깨져서인지

잘 먹자 노력 중이어서인지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고 있으니

우선 이것들을 정리하자.

 

움직이자

 

움직이다 보면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내 삶에

지금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앞으로 걸어 나아가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것에 집중하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 모두에게 파이팅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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