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엔 전과 다르게.
극복이 잘 안된다....
생리가 시작하면 그래도 포기하고 마음이 그나마 편해지곤 했는데..
계속 너무 힘들다.
요번 벌초 끝나고 점심 먹을 때 들른 동서의 임신한 모습을 눈으로 직접 봐서
맘이 더 심란하고 슬픈 것 같다.
미안해서 형님한테 연락을 하네 못하네 떠들면서
시엄마와 동서가 우리가 없을 때 나를 더 불쌍하고 안된 상황으로 몰아넣는 꼬라지도 웃기고.
(시엄마가 동서는 미안해서 연락을 못하겠다고 하니 네가 먼저 연락을 해봐라면서.. 내게 직접 시엄마가 대략 전달한 내용이다)
그래도 난 괜찮다.
그래도 난 나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려.
임신하고 처음 다 함께 만나는 자리에서 밝아 보이려 노력했던 그 하루가 힘들어
다음날까지 두통에 시달렸다.
우리에게도 아이가 생기기 전까진 서로 안 보고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요번 추석 때도 분명 무슨 핑계를 대서 제사 음식 만들 때 오지 않을 거고.
차라리 끝까지 오지 않는 게 그나마 나은데
괜스레 벌초 때처럼 다 끝나갈 때쯤 등장해서 사람 더 작고 초라해지게 만들지나 말았으면..
추석이고 뭐고 그냥 다 쌩까고 싶다.
그때 또 얼마나 상처받고 스트레스를 받을까..
그들이 앉아서 연락하기 조차 미안한 상황이라고 떠들어댔으면
내가 힘들어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지들이 아주 나보다 더 잘 알면 좀 배려라는 걸 하든가..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데...
결혼하고 지금껏 마음 편한 적이 있었나 싶다.
살만 찌고...
결혼이 나에게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던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동서가 생길 때
주위에서 뭔가 걱정스러운 뉘앙스의 말들을 건넬 때 알았어야 했다.
난 무작정 좋아만 했다.
누가 그랬다
시댁살이가 사회생활과 같다고.
아니다. 사회생활보다 더 짜증 나는 스트레스...
쌩까지도 못하고 끝까지 얼굴을 봐야 하는 스트레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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