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어머니의 김치

O, Bom 2019. 1. 15. 15:58
반응형


얼마 전 

시댁 제사 참석을 위해

집에 다녀온 바깥사람

 



김치와 전, 과일을 싸 들고 왔다.

 


시어머님의 김치 맛이 달라졌다.

 


결혼 전 먹어보았던

진한 양념의 맛있는

깊은 맛있음이 되돌아왔다.

 


결혼하고 언제부턴가

시댁에서 가져다 먹는 김치는,

그곳에서의 음식은

짜고 쓰고 매서웠다.


김치 맛을 보니

그분의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온듯함이 느껴진다.

 


언젠가부터 시어머니라는 사람에게서

그들 말을 잘듣지 않는 나를

차라리 떨쳐내 버리고 싶어 하는듯함이

느껴졌었다.

 


그것의 시작은

동서라는 사람이 들어오면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은근하게 던지는 비교,

 


신경전을 부쳐

시댁에 더욱 잘하게 하려는듯한 태도

 


이런 모든 것이 불편했지만

잘 이겨내보고자 노력하는 나에게

그들은 너무 강한 상대였다.

 


심약한 나는 결국 흔들렸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듯하다.

 


항상 차분하고 이성적인 태도를 잃지 말자!!

다짐하며 방문했었지만

결국 흔들리고 깨지는 건 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만 알 수 있는 은근함으로

나를 힘들게 하던 시댁의 모습이

표면으로 드러나는 순간이 있었고

 


그 힘들었던 나의 순간에

그들의 그런 태도는

모든 것을 내려놓게 했다.

 


시댁으로 인해

병을 얻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시댁과 인연을 끊고 사는

며느리, 아들의 이야기도 들어왔지만

 


그렇게는 잘 살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결국 바깥사람의 부모고

부모와의 인연은 끊을 수 없는 거라고..

 


결국 내가 그들과 끊어진다면

바깥사람도 부모와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스트레스받고 힘든 순간들 속에서

나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결국은 내려놓게 되었고.

 


그래도 내가 선택한 사람, 결혼이기에

나중이야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선 지금은 내가 살아야 하니까

 

바깥사람은 부모와 왕래하며 관계를 유지하되

나는 그들과 별개로 그냥 내 삶을 살기로 했다.

 

시부모님께선

서로 오해를 풀고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한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인간관계라는 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다.

 


그들이 변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관계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서로를 알아가면서

그렇게 서서히 가족이 되어갈 수는 없었을까..


 

내가 결혼을 하고 겪은 변화와 함께한 힘든 시간 속에서

그들을 챙길 여력까지 없었던 건 사실이다.

 

딸이 없는 집안에

첫째 며느리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했으리라..

 

그러나 내가 그 기대감을 채워 드리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살갑게 먼저 다가가지 못했고

힘들고 어렵고 불편하기만 했다.

 


그래도 어른이고 부모니까.

그리고 며느리에게 기대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옛날 사람들에게는 당연시되는 그런 것들..

 


아들보다는 살가움을 지닌 여성으로서

그들에게 좀 더 살갑게 다가갈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아프고 힘든 순간 그들이 나에게

이렇게 매몰차고 매섭게 대할 정도로

그들에게 잘못한 일은 없다.

 


그래도 생판 남보다는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지인 보다 못한 행동을 보인 그들을

웃으며 볼 자신이 없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일이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헛된 노력을 하며

불행해지진 않을 것이다.

 


다시 얼굴을 마주하게 될진 모르겠지만

기고만장하여 예의 없이 구는 동서에게도

이제 자비란 없다.

 

이성적인 모습으로

그 순간순간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이다! (항상 다짐은 ;;;)

반응형

'결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 극복하고 살 수는 없어  (0) 2019.02.02
부드러운 사고  (0) 2019.01.18
시부모의 바람 그리고 며느리  (0) 2018.11.26
부천, 카페동네 옥길점에서 마약라떼와.. 아줌마들의 오후  (0) 2018.11.13
다이소 펜  (0) 2018.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