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동서의 임신 소식 이후로
왠지 시댁에 찬밥 신세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물론 여러 가지 심리적인 불안정함에서 오는
혼자만의 자격지심일 수도 있지만요 ㅎ;;
동서와 함께 임신 준비를 할 때는
같이 한약방에도 가자 이러시면서 많이 신경 써주시더니..
동서 임신 소식과 함께
한약이고 뭐고 얘기가 쏙 들어갔어요.
그리고 시댁에 원체 연락을 잘 안 해서 가끔 불만을 말씀하시는데..
비교 대상인 동서라는 사람이 들어오니
내 입지가 너무나 불안정하네요.
그 친구는 나와는 달리 여러 가지로 여우같이 잘 하는 타입이라
본인 챙길 거 챙겨 받고 할거 하는 건데..
어쩔 수 없이 같은 며느리로서 비교가 되니 참 불편하네요.
시부모님에게 그동안 내가 탐탁지 않은 며느리였다면
동서라는 같은 위치의 비교 대상의 등장으로
완전 맘에 안 드는 며느리가 됐을 테니 말이에요.
뭐.
어쩌겠어요.
그냥 하던 데로
나 생긴 데로 살아야지요.
이것저것 눈치 보고 신경 쓰느라
내 인생이 흔들리고 불행해지면 안 되는 거니까요.
나도 할 도리는 하면서
(근데 시댁에 주기적으로 전화를 하는 게 할 도리에 들어가는 걸까요!?
왜 그렇게 연락을 강요하는지...
음.. 바로 옆에 살면서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은 만나서 밥 먹고 지내면 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여자 집에서는 사위한테 그런 거 강요 안 하잖아요 왜.
그냥 사위 자체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주는데.
시댁이란 곳에선 뭔가 바라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 불편해요.
그래서 모든 여자들이 '시' 자 들어가는 시금치만 봐도 몸서리가 처진다고 하니까 말 다한 거죠 뭐.)
우리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이런저런 거 신경 쓰느라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나의 시간들이니까요.
그래도 서운한 건 서운한 거지만 서로 딱 그만큼만 하면 되니까요^^
오늘부터 비가 온다고 하더니 날만 흐리고 아직 비는 오지 않네요.
오늘 날씨는 덥고 습하고 어둡지만
마음만큼은 밝고 행복하게 지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