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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별게 다 사람을 농락한다.
생리 예정일 2일 전.
배란 후 12일 만에 생리 시작.
후.
처음 피 비춤을 보고 생리가 이렇게 일찍 시작한 적이 없던 터라
당연히 착상혈인 줄 알고 한껏 들떠 신랑한테도 말하고. ㅡㅡ
또 착상혈 폭풍 검색에 신나서 오바란 오바는 다 떨고 있었는데...
점점 심상치 않은 조짐에 생리가 일찍 시작했구나 싶어진다.
이게 착상혈이면 뭔가 좀 문제가 있을 정도의 컬러감에 ..
이 실망감을 어쩐다.
사실 많이 면역이 되긴 했지만..
계속되는 실패에 우린 안되는 건가 싶은 우울한 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아이를 생각하고 있으니. 이왕이면 요번에 결혼한 시동생 네보단 먼저 생기는 게
심리적으로나 보기로나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은데...
젊은 동생 부부가 먼저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기쁜 일이지만.. 상대적인 우울감과 좌절감을 또 한번 느낄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우울하다.
뭐, 생각하면 어쩔 텐가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거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적극적으로 살을 빼야겠다.
그래... 살을 빼자.......
결혼하고 10킬로 이상 급격하게 늘어난 나의 살들로 인해 임신이 늦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 열심히 걷고 영양가 있는 음식들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다 보면 언젠간 우리에게도 천사가 찾아와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왔지만.. 슬슬.. 뭔가 문제가 있나 싶은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제대로 시도한지 일 년 정도 되어가는데..
아직 소식이 없으니 그런 걱정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그렇다고 병원을 다니면서 검사하고 시술할 자신이 없다.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더 받을게 뻔하고 그냥 다 놓아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무작정 기다려도 되나 싶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이젠..
삼십 년 넘게 피임을 해서 내 몸이 받아들일 준비가 더디게 이뤄지는 건지..
아님 누구 하나 아님 둘 다 어디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님 나이가 어리질 못해 그런 건지..
아님 둘 다 술을 좋아해 그런 건지..
살 때문인지..
문제가 될만한 요인들 중 내가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하나씩 고쳐 나가야겠지..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가 찾아와주는 건 명확한 사실이니..
또 결론은 살을 빼자..
힝 ㅠㅠ
그럼 되긴 되는 거냐고요~~~!!!!!!
도대체... 우리도 되긴 되는 거냐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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